보통인의 일기

제주올레 14코스

지롱드보통 2020. 10. 15. 07:43

총 거리 19.1km
숙소에서 가장 가까워서 오늘의 코스로 선택.
버스로 30분이면 시작점인 저지예술정보화마을로 갈 수 있다.
다만 버스가 몇대 없다는 것이..☺
하루에 8대 밖에 없다는 784-1을 탈 예정.

시간맞춰 정류장에서 한시간에 한번 오는 버스를 기다리는 것은,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하나의 매력!
몇 년 전만 해도 어떤 버스를 타야하는지와 그 버스 배차 시간표를 검색하고 내 정류장에는 언제쯤 올 지 찾아야 했었다.
외딴 정류장에서 왜 적힌 시간표대로 버스가 오지 않는 건지 초조해하며 무작정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구.
시간표를 잘못 본건지, 혹시 바뀐건 아닌지 몇번이나 확인해보다 전화로 문의하기도 하고.
요즘은 지도 앱으로 경로도 다 찾아주고 버스가 어디를 운행중인지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 수 있으니 정말 든든!

저지오름 역에서 내리면 바로 14코스 시작점이 있다.
올레샵에 들러 손수건 하나 구매하고 트래킹 시작!

14코스 시작점. 스탬프를 찍고 출발


아기자기 귀여운 길들이 이어진다.
양 옆에 귤 밭, 뭔지 모를 초록초록한 밭을 끼고 걷다보면 우거진 숲을 지나는 작은 길이 나오고, 자갈밭도 꽤 자주 등장해서 이 코스에서는 반드시 바닥이 두꺼운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주렁주렁 탐스런 귤🍊
누군가의 귀여운 응원
억새가 피기 시작한 도림천 길
대형 선인장 🌵


중간 지점인 월령 선인장 입구에서 잊지 않고 스탬프.
여기서 선인장 식당에 들러 성게비빔밥을 먹었다.
경치도 음식도 쵝오! 👍 👍 👍

중간 스탬프 지점
성게비빔밥 & 풍경 맛집


걷다보면 아! 전에 걸었던 길이구나~ 하고 생각나는 지점이 있는데..
14코스에서는 약간은 지루하게 이어지는 도림천 길에서 1차 아! 타임이 왔다.
그때도 여기 좀 지루한데? 하면서 지나가다 돌로 된 의자에 앉아 쉬면서 뭔가 통신사(sk, kt, lg) 에 관한 생각을 했었더랬다.
2차 아! 타임은 선인장 자생지 입구.
언젠가 여기서 친절한 사장님이 파는 보말칼국수를 먹었었는데..
선인장식당이 거긴가 했는데 위치나 메뉴, 가게 내부가 그때 기억과는 달랐다.
없어졌나봐 🤔

이런 귤 맛 🍊


경치를 보면서 노래도 들으면서 멍하니 걷다보니 비양도가 보이는 금능 해수욕장, 이어서 협재 해수욕장을 지난다.
여기서도 전에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2곳을 발견했는데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코로나 때문인지 노후되어 그런건지 폐업해서 비어있는 건물들이 많아서 조금은 쓸쓸했다.
모두들 힘내요 😢

돌하르방도 마스크 착용 필수
한림공원 야자수🌴
협재에서의 비양도⛰


숙소가 협재 해수욕장 앞이었기에 그곳을 지나 종점까지 가는 발걸음이 느려졌다.
다시 돌아와야 하는 길이면서 조금씩 지쳐가는 상황이다 보니.
근데 시험때 꼭 범위 모든 부분을 꼼꼼히 읽고 외워야 안심이 됐던 것처럼, 종점에 꼭 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멈추지 않고 고고씽.
다행히 날씨가 좀 흐려지는 바람에 구름이 많아 노을은 예쁠 것 같지 않다.
숙소에 돌아가면 다시 안나가고 쉬기로. ㅎㅎ

옹포로 가다 뒤돌아본 비양도⛰
액막이 방사탑과 비양도⛰
노을과 비양도⛰


오늘 사용한 화장실들은 종이타올이나 수건이 없어서 준비해 간 손수건에 닦았는데, 아주 제 용도를 찾은 것 같다.
사실 목에 감아 햇빛을 가리거나 땀이 나면 닦는 것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손 한번 닦고 버리는 종이타올이 늘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서울로 돌아가도 사무실이나 식당 등에서 손수건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그러한 구구절절한 이유로 시작점과 종점의 올레안내소에서 구입한 손수건 2장.
그리고 물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발가락 양말 2켤레.
내일 바로 신어봐야지!

쇼핑결과 ㅎ


14코스 완주✌
마지막 1시간 가량(협재 해수욕장 이후)이 별로 안이쁜데, 이부분 빼고는 아기자기 귀엽고 숲과 바다가 잘 어우러진 코스다.
오름이 없어 난이도는 낮으나 전체 길이가 19km로 꽤 긴편.
혼자 가기에도 무섭지 않은 코스.
다만 꼭 바닥 두꺼운 운동화/등산화 필수!👣


 

'보통인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올레 12코스  (0) 2020.10.17
제주올레 15-A코스 역방향  (0) 2020.10.16
올해 첫 여행  (0) 2020.10.14
오늘밤  (0) 2017.09.09
다시 또 시작  (0) 2017.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