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도만 믿었던 게 화근이었다. (근데 안믿으면 또 어쩔꺼야;)
12코스 시작점은 버스를 한 번 갈아타고 전체 1시간 12분 소요로 나왔는데, 막상 첫 버스에서 내리고 나니 다음 버스가 배차되지 않는 상황.
2시간 후에나 버스가 온다고 해서 망설이다가, 결국 기다리느니 한 시간을 걸어서 시작점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뭐, 어차피 걸으러 온거니까 ㅎㅎ
50분 정도 걸려서 겨우 도착하긴 했는데 내내 큰 도로 옆을 지나오느라 황량, 쓸쓸한 길이었다.
시작점 무릉외갓집에서 스탬프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잠시 쉬었다 갈까 하고 벤치에 앉았다.
들어가서 차를 마실까 말까 생각중이었는데 채 5분도 안되어서 내 앞에 선 관광버스..
거기서 아웃도어 룩으로 무장한 올레꾼 무리가 줄줄이 내려와 순식간에 북적북적해졌다.
그 기세에 눌려 더 못쉬고 출발.
그래도 앞뒤로 걷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든든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 나를 앞질러 가셨지만 ㅎㅎ




마을길을 더 걷다보면 곧 녹남봉이 나온다.
올라가는 길이 꽤 가팔라서 숨이 차 마스크를 벗어야 했지만, 힘들다 싶으니 바로 정상 도착.
오름이 좋은 점은 몇 분만 고생하면 곧 정상이라는 점 ㅎㅎ
나무가 둘러싸고 있어서 주위 경치가 보이지 않아 아쉬움.




녹남봉을 내려오면 멍때리며 걷는 마을길, 농로가 계속 이어진다.
중간에 폐교 같은 건물이 나와서 이게 뭔가 했는데, 중간 스탬프 지점인 산경도예였다.
하마터면 잘 못보고 지나칠 뻔했네..
문이 열려있어서 살짝 들여다 보았는데 아무도 없고 무섭..
스탬프만 찍고 지나왔다.

배도 고프고 화장실도 급해지려는 찰나 마주친 예쁜 카페&밥집 12제라.
인테리어가 독특하니 예뻤다.
식사메뉴로 브런치와 전복죽도 준비되어 있어서, 전복죽 한 그릇 뚝딱.





창에서 내려다보는 마을길로 올레꾼들이 지나가는 모습이 잘 보였다.
나도 신발끈을 고쳐매고 다시 출발.
마을길을 걷다보면 바다쪽 올레길로 이어진다.




다시 나타난 오르막길을 지나가면, 12코스의 하이라이트! 수월봉이 나온다.
왔던 길인지 긴가 민가 했는데 여기서 확실해지네.
이번이 다섯번째쯤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올때마다 와! 하게 되는 곳.
바람이 항상 세게 불어서 굉장히 높은 곳에 올라온 느낌.
같은 사진 백장 찍기 증상이 나타나는 곳이다.




거센 바람을 맞으며 그림같은 경치를 즐기고, 다시 또 출발.
수월봉을 내려가면 지질트레일 코스가 펼쳐진다.
학교에서 배웠던 지층을 실사로 볼 수 있다.



이번엔 두번째 하이라이트!
생이기정 바당길이 나오는 당산봉으로 고고씽!
조금만 올라가면 좌측으로 뻥 뚫린 바다뷰를 보면서 아름다운 숲길을 걷게 된다.
이곳에서도 당신은 비슷비슷한 사진을 백장 찍게 됩니다.











올레 12코스
수월봉은 노을 명소라고 하니 따로 들러도 좋을 듯. 차타고 올라올 수 있더라구요.
수월봉부터 엉알길, 당산봉과 생이기정 길 구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오게 될 것 같은 마성의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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