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롱드보통 2021. 2. 2. 01:44

2021.01.27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하고 궁금했다.
도를 아십니까를 따라가 한복을 입고 절까지 하는 첫째는 왜 그렇게 모두에게 미안하고 죄송한건지.
돈만 갈취해가는 남편이나 신경질만 내고 남자만 쫓아다니는 딸에게도 왜 그렇게 쩔쩔매고, 큰소리 한번 못내는건지.
남들 눈만 신경쓰느라 가족들과 자기 자신까지 억누르기만 하는 가식덩어리 둘째.
뭐가 문제인지 맨날 술만 먹고 착한 남편에게 소리만 지르는 셋째.
영문을 모르고 보니 그 어둡고 음습하고, 악다구니 쳐대는 장면장면에 점점 숨이 막혀왔다.

뒤척이며 한숨을 내쉬던 마지막 부분에서,
문제의 근원에 이번에는 제대로 악을 쓰고 분출하는 세자매.
이 한번에 후련함을 위해서 앞선 장면들을 차곡차곡 쌓아왔구나 싶었다.

나름 주름진 가정사를 마음 한켠에 묻어둔 나로써도 공감되어 울컥하는 장면이었다.
그렇게 마음속 응어리를 한껏 토해내고 조금은 가벼워진 세 자매를 보면서, 우리 가족은 그래도 조금 더 수월하게 극복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나도 조금 가벼워졌다.

이제는 사랑스런, 세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