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원작인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예전에 이미 봤던 영화다.
정말 오래전이라 영화관에서 봤는지 다운로드 받아 컴퓨터로 본건지도 잘 기억나지 않고, 세세한 디테일도 기억나지 않는다.
보는 내내 해피엔딩이었으면 했던 남녀주인공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헤어졌다는 내용만이 기억에 남아있었다.
뭔가 특별한 사건이나 계기가 아니라, 어쩌다 만났듯이 또 어쩌다 헤어지는..
어쩌면 이유도 필요없을 만큼 너무도 현실적인 엔딩이 살짝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그래, 평범한 사람들도 헤어지며 끝나는 연애가 더 많을 것인데 뭘 기대했던건가.
그랬던 영화가 한지민, 남주혁 주연으로 제작되어 개봉했다.
둘 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하고 여기서도 같은 결말로 끝나는 것일까 궁금해서 꼭 보고 싶었다.
영상미가 빼어난 영화였다.
서울의 어느 허름한 골목, 가난한 동네가 참 예쁘게 나온다.
골목길에 휠체어와 함께 쓰러져있는 한지민을 남주혁이 도와주는 장면이 제일 긴장감 있었던 듯하다.
둘이 만나고 친해지고, 밀어냈다가 다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까지가 너무 길고 지루했다..
비슷한 속도로 너무 천천히 진행되어서 그랬던 것도 같고
헤어질 것을 알면서 지켜봐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마음이 답답해서 자꾸 뒤척이며 보게되는 영화였다.
원작보다 남자 주인공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보여준 것 같았는데.. 정말 너무 현실적이랄까?
여자와의 기회가 오면 마다하지 않는 청년이라.. 조제에게 가지는 마음도 별로 깊어보이지가 않았다.
그러다보니.. 마지막에 스스로 잘 극복해낸 듯한 조제를 보고 한시름 덜어낸 느낌이 들었다.
겨우 저런 놈 때문에 더 주저앉으면 어떡하나 했는데, 예상외로 잘 살고있는 조제가 고마웠다.
끝에 살짝 잠이 들었는데,, 뭔가 중요한 대사를 놓친 듯;;
아.. 너무 졸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