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인의 일기

제주올레 15-A코스 역방향

지롱드보통 2020. 10. 16. 15:29

15코스는 A, B 두 코스로 나누어져 있는데, 저번에 B코스 다녀온 기억이 나서 오늘은 A코스로 가보기로.
15코스 시작점인 한림항이 숙소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서, 15코스 종점에서 시작해서 숙소까지 역방향으로 걷기로 했다.
후기를 찾아보니 시작부터 대부분 평지인 농로를 걷다가 마지막에 숲길이 나온다고 해서, 쌩쌩할 때 숲길부터 먼저 걸으면 좋겠다는 이유도 있었고.

전에 B코스 갔을 때 이미 찍어두어서 스탬프는 스킵하고, 휴게소에서 지인에게 줄 기념품 구입 후 출발.
이 코스는 먹을 곳이 없다는 후기가 많아서 편의점에서 김밥과 간식거리를 사갔다.

16코스 올레 안내소


콜라비와 비트, 케일과 양배추 밭이 양옆에 펼쳐진 농로를 걸어간다.
무슨 작물일까 맞춰보며 걷는 소소한 재미.
최근에 abc 쥬스를 만들어 본 덕에 비트와 콜라비를 구분 할 줄 아는 능력자가 되었다. ㅎㅎㅎ

케일로 의심되는 식물 🌿
양옆에 피어있는 들꽃 🌺🌼

어제 걸은 여파로 벌써부터 발이 아파왔다.
그때 나타난 고내봉의 아름답고 폭신폭신한 숲길.
사진으로는 잘 담겨지지 않아서 최근에 알게 된 하이퍼랩스로 촬영 ㅎㅎ
마지막에 좌측으로 탁 트인 경치가 압권.
초록하게 펼쳐진 논밭 뒤로 한라산까지 보인다.

고내봉 근처 숲길 🌲
숲길 옆으로 보이는 한라산 ⛰


다시 나타난 마을에서 모모상점 이라는 예쁜 가게를 지나쳐 가고 있었다.
다른 때랑 다르게 뭔가 자꾸 들어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가던 길을 되돌아 가게로 들어갔는데, 운명 모자와 똭! 마주쳤다.
가져온 야구모자는 빳빳해서 가방에 넣기에 넘 불편해서 벙거지 모자가 보이면 사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어쩜 내 맘을 읽기라도 한 듯이.
운명처럼 바로 구입 ㅋㅋ
이후에 소나기가 내려서 써봤는데 이쁘고, 앞머리도 덜 눌리고 아주 굿굿 👍
리버서블이라 두가지 색상으로 사용할 수 있고, 귀여운 끈도 달려있어 턱에 고정할 수 있다.

모모상점
모모상점 들어가기 전 예쁜 공간
아주 맘에 드는 모자 🧢

그리고 바로 중간 스탬프 지점이 나타나서 도장 쾅.
스탬프 들어있는 간세가 아주 세련되게 바뀌었다.
색상도 쨍하고, 문 열림이 아주 세련됨.
올레 관리자분들, 아주 칭찬해 👏

15-A 코스 중간 스탬프

금산공원!
와 갑자기 마을에 이런 공원이 있을 수 있는 거지?
바로 옆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애들 소리가 들리는데, 엄청 울창한 숲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산책로가 나무 데크로 잘 되어있어서 걷기도 편하고 예뻤다.
규모도 꽤 있는지 산책로가 여기저기로 있었는데 난 올레 코스로 정해진 산책로만 두바퀴 돌았다.
좀 더 있고 싶어서 김밥도 한 줄 먹고.

그야말로 금산! 금산공원 ⛰
어제 산 발가락 양말의 활약 🧦
금산공원에서 먹은 김밥


이후로는 비슷비슷한 농로와 마을길이 이어진다.
지루한데 발도 아프고, 비도 주룩주룩 ☔
겉옷과 우산을 모두 준비해와서 참 다행이었다.
해안가로 나왔을 때는 정말 발이 없어진 느낌이 들어서 전망 좋은 카페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전망 좋은 자리는 이미 점령
진한 카페모카 ☕

계획대로 종점 찍고 숙소까지 도보로 컴백했다.
저녁은 숙소 근처의 쪼꼴락 상회에서 해물문어라면.

얼큰한 문어해물라면 🍜


15-A코스 완주👏
전체적으로 비슷비슷한 농로와 마을길이 반복되어 지루한 감이 있다.
하지만 종료지점 즈음의 난대림 숲과 고내봉 둘레길은 정말 사랑스런 포인트!
여전히 식당이 몇군데 없으니 간식 준비를 추천합니다. 🥯 🥐 🥖

플러스로..
여러날 올레길을 걸을 생각이라면 정말정말 편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
자갈길이 많으니 바닥이 얇은 운동화는 지옥의 맛을 보게 될 것이야.
평소에 약간이라도 불편한 감이 있었던 신발이라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번에 신은 스케쳐스 어글리 워킹화는 바닥이 무척 매끄러워서, 평소에도 발에 힘이 자꾸 들어가고 발 앞부분이 왠지 아픈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었다.
요번에 올레길에서 이틀을 신어보니 뒷부분이 여유있었는데도 엄지와 검지발톱이 자꾸 눌려서 아팠다.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뒷굽이 높은 느낌.
그나마 발가락 양말 도움 덕에 살았다 ㅎㅎ
다음에도 발가락 양말은 꼭 가지고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