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15-A코스 역방향
15코스는 A, B 두 코스로 나누어져 있는데, 저번에 B코스 다녀온 기억이 나서 오늘은 A코스로 가보기로.
15코스 시작점인 한림항이 숙소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서, 15코스 종점에서 시작해서 숙소까지 역방향으로 걷기로 했다.
후기를 찾아보니 시작부터 대부분 평지인 농로를 걷다가 마지막에 숲길이 나온다고 해서, 쌩쌩할 때 숲길부터 먼저 걸으면 좋겠다는 이유도 있었고.
전에 B코스 갔을 때 이미 찍어두어서 스탬프는 스킵하고, 휴게소에서 지인에게 줄 기념품 구입 후 출발.
이 코스는 먹을 곳이 없다는 후기가 많아서 편의점에서 김밥과 간식거리를 사갔다.

콜라비와 비트, 케일과 양배추 밭이 양옆에 펼쳐진 농로를 걸어간다.
무슨 작물일까 맞춰보며 걷는 소소한 재미.
최근에 abc 쥬스를 만들어 본 덕에 비트와 콜라비를 구분 할 줄 아는 능력자가 되었다. ㅎㅎㅎ


어제 걸은 여파로 벌써부터 발이 아파왔다.
그때 나타난 고내봉의 아름답고 폭신폭신한 숲길.
사진으로는 잘 담겨지지 않아서 최근에 알게 된 하이퍼랩스로 촬영 ㅎㅎ
마지막에 좌측으로 탁 트인 경치가 압권.
초록하게 펼쳐진 논밭 뒤로 한라산까지 보인다.

다시 나타난 마을에서 모모상점 이라는 예쁜 가게를 지나쳐 가고 있었다.
다른 때랑 다르게 뭔가 자꾸 들어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가던 길을 되돌아 가게로 들어갔는데, 운명 모자와 똭! 마주쳤다.
가져온 야구모자는 빳빳해서 가방에 넣기에 넘 불편해서 벙거지 모자가 보이면 사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어쩜 내 맘을 읽기라도 한 듯이.
운명처럼 바로 구입 ㅋㅋ
이후에 소나기가 내려서 써봤는데 이쁘고, 앞머리도 덜 눌리고 아주 굿굿 👍
리버서블이라 두가지 색상으로 사용할 수 있고, 귀여운 끈도 달려있어 턱에 고정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중간 스탬프 지점이 나타나서 도장 쾅.
스탬프 들어있는 간세가 아주 세련되게 바뀌었다.
색상도 쨍하고, 문 열림이 아주 세련됨.
올레 관리자분들, 아주 칭찬해 👏

금산공원!
와 갑자기 마을에 이런 공원이 있을 수 있는 거지?
바로 옆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애들 소리가 들리는데, 엄청 울창한 숲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산책로가 나무 데크로 잘 되어있어서 걷기도 편하고 예뻤다.
규모도 꽤 있는지 산책로가 여기저기로 있었는데 난 올레 코스로 정해진 산책로만 두바퀴 돌았다.
좀 더 있고 싶어서 김밥도 한 줄 먹고.


이후로는 비슷비슷한 농로와 마을길이 이어진다.
지루한데 발도 아프고, 비도 주룩주룩 ☔
겉옷과 우산을 모두 준비해와서 참 다행이었다.
해안가로 나왔을 때는 정말 발이 없어진 느낌이 들어서 전망 좋은 카페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계획대로 종점 찍고 숙소까지 도보로 컴백했다.
저녁은 숙소 근처의 쪼꼴락 상회에서 해물문어라면.

15-A코스 완주👏
전체적으로 비슷비슷한 농로와 마을길이 반복되어 지루한 감이 있다.
하지만 종료지점 즈음의 난대림 숲과 고내봉 둘레길은 정말 사랑스런 포인트!
여전히 식당이 몇군데 없으니 간식 준비를 추천합니다. 🥯 🥐 🥖
플러스로..
여러날 올레길을 걸을 생각이라면 정말정말 편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
자갈길이 많으니 바닥이 얇은 운동화는 지옥의 맛을 보게 될 것이야.
평소에 약간이라도 불편한 감이 있었던 신발이라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번에 신은 스케쳐스 어글리 워킹화는 바닥이 무척 매끄러워서, 평소에도 발에 힘이 자꾸 들어가고 발 앞부분이 왠지 아픈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었다.
요번에 올레길에서 이틀을 신어보니 뒷부분이 여유있었는데도 엄지와 검지발톱이 자꾸 눌려서 아팠다.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뒷굽이 높은 느낌.
그나마 발가락 양말 도움 덕에 살았다 ㅎㅎ
다음에도 발가락 양말은 꼭 가지고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