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인의 우아함/영화
[영화] 드림팰리스
지롱드보통
2023. 6. 1. 08:05
영화를 보면서 나는 중대 재해 희생자의 가족이 되었다가, 전세 사기 피해자가 되어 보기도 하고,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지켜보기도 했다. 끊이지 않고 벌어지는 사건들을 기사로 읽으며 안타까워 하다가도 점점 무뎌져 가고 있었는데 영화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면서 답답함과 생생한 아픔을 체험했다.
왜 우리 사회는 약자를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약자들끼리 서로를 헐뜯고 공격하게 만드는 것일까. ㅜㅜ 일터를 안전하게 하는데 소홀하여 노동자가 다치거나 죽었다면 기업주가 책임을 지는, 너무나도 당연한 내용을 법제화하는데 그렇게나 오랜 시간과 에너지가 들었는데 과연 제대로 동작하고 있는 걸까? 하청의 하청의 하청 구조로 책임을 떠넘기는 쪽으로만 수법이 발전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 법이 제대로 지켜져서 책임자들이 무겁게 처벌받고 피해자 측에 충분한 사과와 보상을 제공하면서,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힘쓰는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이 영화에 줄줄이 비엔나처럼 이어지는 사건들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 소희'에 이어서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게 되는 이번 영화를 보면서 그래도 이런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감사했고, 의무감으로라도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가 너무 과장했네, 옛날에나 이런 일이 있었지~'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날이 올까.